기사 제목:
[기획] 카톡도 문자광고
… 소비자에 毒되나
기사 링크:
https://v.daum.net/v/20250515134217799
요약:
카카오는 최근 ‘브랜드 메시지‘라는 신규 광고 서비스를 출시해 기업이 소비자에게 카카오톡으로 직접 메시지를 보낼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문자광고 시장에 진입한 형태로, 효율적인 커머스 도구로 활용 가능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원치 않는 메시지 수신에 대한 피로와 스팸 우려가 커질 수 있다.
https://www.kakaocorp.com/page/detail/11552
일방적 Push 광고가 아니라,
브랜드와 대화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 주면 어떨까?
카카오가 출시한 ‘브랜드 메시지’ 광고 역시 “신규”라고는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여전히 일방적인 Push 형태에 불과하다.
어쩌면 “꺼두고 싶은” 알림이 하나 더 늘어났을 뿐이다. 도무지 차이점을 모르겠다.
본질적인 질문 하나를 던져 보자.
소비자는 기업이 말을 걸어도 왜 듣지 않을까?
이유야 셀 수 없이 많겠지만, 나는 2가지 정도로 압축해 생각하는 편이다.
1. 듣고 싶지 않은 내용이라서, or 들리지 않는 내용이라서.
2. 듣고 싶지 않은 방식이라서.
1번은 메시지에 대한 것이고, 2번은 전달 방식에 대한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1번은 노력이나 능력에 따라 (그나마) 바꿀 수 있지만, 2번은 바꾸기 어렵다.
왜냐하면 1번의 메시지는 Creative 영역, 그러니까 ‘카피라이팅’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역량과 노하우가 있고 센스가 있는 담당자가 있으면 (사실 그것도 어렵지만)
어떻게든 들리는 내용으로 만들어서 전달할 수 있다.
문제는 2번, 그러니까 전달 방식의 변경이다.
최근의 광고는 디지털로 대거 이동되었고, 광고를 집행하는 무대인
네이버, 구글, 카카오 등의 플랫폼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플랫폼이 바꾸지 않으면 일반 기업들의 입장에서 혁신적으로 할 방법이 거의 없다.
조금 다른 얘기지만, (뉴스에서 본 건데)
최근 방영중인 (강하늘, 고민시 주연의) ‘달달한 맛’이라는 드라마가
TV시청률은 2%로 아주 저조한 반면,
넷플릭스에서는 “첫 방송 공개 직후인
지난 5월 13일 13개 국가 및 지역 넷플릭스에서 1위를 차지했고,
이틀째인 14일에는 무려 23개국에서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고 한다.
동일한 메시지가 방영 플랫폼 별로 다른 결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https://news.jtbc.co.kr/article/NB12246996?influxDiv=NAVER시청률 2%? 강하늘∙고민시, 달달한 넷플릭스의 맛 | JTBC 뉴스‘당신의 맛’강하늘, 고민시 주연 드라마 ‘당신의 맛’이 달콤한 글로벌 인기의 맛을 보고 있다.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인 ‘당신의 맛’은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 시청자와 만나는 …news.jtbc.co.kr
기업 역시 동일한 메시지, 동일한 할인 혜택도
메시지 전달 방식에 따라 다른 결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ChatGPT의 대중화로 시작된 AI 붐은
기존의 광고 생태계를 다시 한 번 세차게 흔들고 있다.
2019년 전체 광고 시장에서 50% 점유율을 넘어섰던 디지털 광고 시장이
불과 5~6년 만에 어두운 미래를 직면하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검색 광고 수익이 50% 내외이던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새로운 활로를 만들고 있고
(우리나라를 포함해 몇 개국을 제외하면)
전 세계 1위를 거머쥐고 있는 구글 역시 크롬 브라우저를 오픈AI에 내 줄 판이다.
이쯤되면,
디지털 광고의 전달 방식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그래, 카카오라서 가능한
새로운 광고 플랫폼이 있지 않을까?”
카카오가 그동안 네이버나 구글에 (광고 상품으로서) 밀렸던(?) 이유는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모여드는 ‘포털’이라는 창구를 갖고 있지 않아서다.
카카오에도 ‘선물하기’ 같은 독보적인 기능이 있고, 나름대로의 쇼핑 공간이 있지만
포털을 통한 검색 수요는 현저히 미치지 못하는 공간이다.
특별한 날 주고 받는 간단한 선물로서의 기능은 파워풀하지만,
일상적으로 쇼핑하고 장보는 공간으로서의 매력은 밀린다는 뜻이다.
그런데 ChatGPT가 기존의 정보 검색 시장을 서서히 잠식하고 있다면 어떨까?
정보를 탐색하는 소비자의 행동 패턴이
단어 검색, 노출 정보 클릭 or 쇼핑몰 이동 같은 게 아니라
대화를 통한 정보 검색, 대화 속에서의 노출된(추천된) 상품 정보를 클릭해
쇼핑몰 이동 같은 부분으로 변하게 된다면?
여기서는 ‘단어 검색‘이 아닌 ‘문장형 대화‘가 중심이다.
이 ‘문장형 대화’가
네이버, 구글, 카카오 중 어디와 가장 닮아 있는가? 단연 카카오다.
우리나라 소비자는 네이버나 구글에서 추가로 서비스하는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보다
카카오에서 서비스하는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에 더 호의적일 확률이 크다.
자연어를 기반으로 채팅이라는 개념이 네이버나 구글에서는 낯선 환경이지만
카카오에서는 여러 대화창 중에 하나일 뿐으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은 네이버나 구글보다
카카오를 통해서 좀 더 적극적으로 소비자들과 대화할 수 있다.
그런데 소비자와 대화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라고 했더니 일부 기업들이 종종 우를 범하는 경우가 있다.
기업이 소비자에게 말을 거는 방식에서 고루함을 반복하는 것이다.
기업은 소비자에게 말을 걸 때,
고객센터에서 운영하는 챗봇 정도의 기능만을 생각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예전에 통신사가 제공하는 챗봇을 이용해 보면서 매우 답답했던 기억이 있다.
챗봇이 처음에 도입된 취지는, 아무리 전화를 해도 연결되지 않던 고객센터와 소통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챗봇을 이용하면서 느낀 점은 이러느니 상담원을 늘려서 전화 좀 잘 받아주지.. 였다.
고객센터에 겨우 전화가 되면 담당 부서가 아니라며 다른 곳으로 전화를 돌리고
전화를 돌렸으니 다시 또 고객 정보 확인해서 나를 증명해야 하고
새로운 사람에게 또 상황 설명을 해야 하고.. 그러다가 해결이 안되면 기다리고..
챗봇은 이 모든 과정을 일축할 것 같지만, 거기서는 또 새로운 문제가 생긴다.
내가 했던 얘기들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자꾸 선택 버튼을 활성화하는가 하면
중간 중간 필요도 없는 상품 소개를 하고,
그러다가 정 못 알아 듣겠으면 상담원 연결을 도와준단다.
카카오톡에서 우리가 늘 그랬던 것처럼
기업과도 농담 따먹기나 일상 얘기를 나누면서 꾸준히 대화를 이어간다면 어떨까?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 기업에 대해 궁금했던 내용도 물어보고
해당 기업이 전문가인 영역에 대해서 지식 탐구도 하고
중간 중간 필요할 때 그 기업이 추천해주는 자사 제품, 경쟁사 제품 정보도 받고
컨퍼런스 같은 걸 개최하면 참가신청 등록도 해주고 하는..
그리고 이런 대화 내용들을 기업은 데이터화 시켜서 가지고 있으면
우리 고객들이 어떤 일상을 살고 있는지,
어떤 제품들을 고민하고 있는지, 어떤 경우에 추천을 요구하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는 자사의 고객 관리 시스템과도 연동해
고객별 키워드, 해시태그 등을 만들어 분류하고
답답해서 고객센터로 전화하는 사람들을 사전에 파악하기 위한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런 대화는 물론 LLM 기반 AI 서비스를 이용해 가능할 것이며
기업 담당자는 중간 중간 데이터를 분석하고 모니터링을 하면서
몇 가지 튜닝을 해주면 된다.
여기서 튜닝은 고객 요구에 대한 대답을 조금 더 정교화 하는 것도 있지만
말투나, 사용 단어 등 대화하는 방식을 정교화 해서
우리 브랜드 이미지를 투영할 수도 있다.
지금은 그게 가능한 시대이지 않나.
그리고 앞서도 얘기했지만,
상품 추천은 자사 제품과 경쟁사 제품을 객관적으로 동등하게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그러면 경쟁사 제품을 구매할 것 같지 않냐고 의심할지도 모르겠는데, 뭐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애초에 기업이 숨길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
고객은 언제 어디서든 경쟁사 제품을 더 알아보고 구매할 수 있다.
고객과의 소통을 끊기지 않고 하려면 신뢰를 기반으로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애초에 아무 경쟁력 없는 제품을 판매한다면 사람들은 구매하지 않는다.
지금이야 챗GPT의 제품 추천 기능이 탁월하지 않아서
구매로 연결되는 정도가 적지만 그 역시 시간 문제다.
이제는 제품 자체의 기능/성능 비교를 넘어
본격적으로 나와 관계를 맺는 기업이나 브랜드에
(약간의 비용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한 표를 더 줄 가능성이 높아진 시대다.
챗GPT같은 AI 서비스를 통해 우리 브랜드를 인식하고 평가받지 않도록 하는 것
그래서 결국 우리와 찐한 커넥션을 만들어 내는 것, 그게 기업이 가야 할 길이다.
요즘 휴대폰 회사들이 지향하는 방향을 보면
챗GPT 같은 AI 서비스 어플리케이션이 아닌,
휴대폰 단말기 자체를 ‘나만의 AI 비서’로 만들려는 것 같다.
이렇게 가는 게 곧 자사 휴대폰을 꾸준히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Lock-in 전략이 될 테니까.
그런데 ‘나만의 AI 비서’ 서비스는 특정 디바이스 브랜드에 국한되기 어렵다는 게
내 생각이다.
지금이야 갤럭시면 갤럭시, 애플이면 애플 등으로 각자의 취향이나 사용성 만족도에 따라
특정 브랜드의 디바이스를 구입하고 있지만
AI가 제조 영역에까지 손을 뻗치게 된다면
동일한 규격과 포맷으로 생산하는 방식에 변화가 올 수도 있다.
지금은 새로운 휴대폰이 출시될 때마다 디자인이 일괄적으로 바뀌지만
AI가 제조 공정을 지배하면 몇 개의 커스터마이징 가능한 디자인으로 생산해도
전혀 작업 효율이 떨어지지 않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갤럭시에도 애플같은 모습을 띄고, 애플도 갤럭시같은 모습을 띄게 된다.
여기에 어쩌면 국가 간의 통신망 체계도 달라질지 모른다.
블록체인 기술이 어떻게 접목될지 누가 알겠는가.
결국 누군가 ‘나만의 AI 비서’ 기능을 제공한다면
그건 소프트웨어나 클라우드일 확률이 크고
디바이스에 담겨 봤자 지금의 유심칩과 유사한 형태일지 모른다.
브랜드가 먼저 말을 거는 것
— 그것이 진짜 고객 경험(CX)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