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주목해야 할 온라인쇼핑 트렌드
- 브랜드를 수식하는 소비자 언어에 집중해야
출처 : 매드타임스(MADTimes)(http://www.madtimes.org)
지난 <쿠팡의 성공 이유> 칼럼에 이어 이번에는 온라인쇼핑몰 간의 <경쟁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쿠팡을 필두로 이마트몰로 대표되는 SSG닷컴, 빅스마일데이라는 굵직한 프로모션을 가지고 있는 지마켓 등 3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SNS에 게시된 이용 경험과 후기 등 언어 표현을 분석했다.
여러 분석 결과를 얻었지만, 본 칼럼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아래와같이 단순하다.
명확하지 않은가?
지마켓은 “득템하다”, SSG닷컴(이후 이마트)는 “쟁이다”, 쿠팡은 “지르다”.
참고로 분석에 활용된 기법은 MCA (Multiple Correspondence Analysis / 다중 대응 일치분석)이라고 하며, 브랜드와 실제 언급된 키워드를 상대적 거리에 따라 매칭시키는 통계적 분석 방법이다. 자세히 알 필요는 없고 브랜드와 어떤 키워드가 상대적으로 인접해 있는지만 보면 된다.
이 분석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쇼핑몰을 구분하는 소비자의 핵심 기준이 “득템하는 곳”, “지르는 곳”, “쟁이는 곳” 등 세 가지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기준별로 부합하는 쇼핑몰이 상이하다는 것이다. 정리하면, 의외로 브랜드별 상대적 이미지가 분명하다는 것이 된다.
<이마트=“쟁이다”>는 장 보는 사이트라는 이미지 투영 결과이며, <지마켓=”득템하다”>는 빅스마일데이라는 프로모션 영향일 확률이 높다. 그러면 <쿠팡=“지르다”>는?
소비자 언어에서 “지르다”는 세 가지 의미가 있다.
가장 일반적인 건 “고가의 제품을 덜컥 구입한다”라는 의미다.
두 번째는 “꼼꼼하게 비교해보거나 더 저렴한 곳에서 구입하지 않고 ‘그냥’ 여기서 구매했다”라는 의미다.
마지막은 “예상에 없었는데 갑자기 소비하는” 소소한 플렉스의 의미다. 시발비용, 홧김비용, 멍청비용, 쓸쓸비용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에서 중국의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 같은 쇼핑몰이 인기를 끄는 것도 이러한 소소한 플렉스 영향이 크다.
이렇게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진 “지르다”는 쇼핑 행동에서 자주 회자하는 용어다. 그러니까 <쿠팡=“지르다”>라는, 쿠팡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가 된다.
이마트에 “쟁이다”는 표현은 양날의 검이다. 이마트를 지탱하게 해주는 확고한 성벽이면서도 너무 확고한 나머지 ‘쟁이지 않는’ 상품을 구매할 때는 쉽게 떠올려지지 않는 브랜드일 수 있다. 지마켓의 “득템하다” 역시 마찬가지다. 1년에 2번 개최되는 빅스마일데이의 확고한 아성을 보여주지만 반대로 비 프로모션 기간에는 잘 찾게 되지 않을 수 있다. 게다가 점점 빅스마일데이도 아주 싸지는 않다는 인식이 넓어지고 있으니 다른 수식어가 더 간절해질지도 모른다.
이와 반대로 쿠팡은 “지른다”라는 이미지에 더해 쟁이고 득템하는 이미지가 갖고 싶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쿠팡프레시’ 같은 서비스도 박차를 가하고 있지 않은가. 득템 할만한 대규모 할인 행사는 딱히 없지만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나 중국의 광군제 인기가 예전 같지 않은 상황이니 조심스러울 것도 같다.
대신 쿠팡은 ‘쿠팡이츠’라는 서비스를 통해 배달 시장에도 진출해 있다. 저게 되겠나 싶었는데 요즘 보면 꽤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도 같다. 언젠가는 “저렴한 배달비”라는 수식어가 붙을지 또 누가 알겠는가.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언어 표현을, 이미지, 아이덴티티, 위상(Status), 포지셔닝 등 다양한 용어로 포장해 읽을 수 있다. 어떠한 용어든 중요한 건 소비자가 우리 브랜드를 어떻게 부르고 있는가, 해당 표현이 경쟁사와 무엇이 다르며 시장에서 어떠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가를 진단하는 일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가 하고 싶은 말과 얼마나 같고 무엇이 다른지 잘 살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