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코로나 ‘시대(時代)’에 접어든 지도 벌써 8개월이 넘었다.
지난 1월 20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2~3번의 큰 고비를 맞으면서 불안과 분노,
답답함이 반복되는 하루 하루를 견뎠더니, 이제는 아예 일상이 되어 버렸다.
이렇게 급격한 심리 변화와 물리적 이동의 제약은 전방위적으로 소비 변화를 부추기고 있는데,
심지어 추석선물을 고르는데 있어서도 특이하게 나타나는 지점이 있어 한 번 짚어보고자 한다.
우리는 위와 같은 변화를 짚어보면서
다음과 같이 몇 가지를 정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마스크는 언제부터 명절 선물로 고려되었을까?
- 마스크를 선물하려는 대상은 누구일까?
- 마스크는 어떤 명절 아이템을 대체하고 있을까?
- 마스크를 선물할 때 고민하는 부분들은 무엇이 있을까?
하나씩 데이터를 통해 살펴보자.
1. 언제부터 마스크/소독제 등 코로나 관련 제품을 명절선물로 고려하였을까?
데이터 상으로 보면, 대략 8/18(화) 쯤이다.
최근 8/15일 이후로 잠잠하던 코로나가 다시 확산되었으니 이 시점과 맞물린다고만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그것만이 이유는 아니다.
해당 시기는 우선 추석 명절 6주 전 정도의 시기이다.
통상 명절 선물을 준비하는 시기가 4주~6주부터 시작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와 더 맞물린다.
즉, 이제 막 추석 선물을 고민하는 시기에서
코로나가 마침 다시 확산되었다는 것에 주목해야 본 현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다른 측면으로 이해해보자면,
명절 선물을 고민하면서 마스크도 고려 제품에 자연스럽게 넣었다는 것은
그만큼 코로나가 삶의 많은 부분을 바꾸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2. 마스크/소독제 등 선물하고자 하는 대상은 누구일까?
마스크를 선물하는 대상을 보면 기존에 명절선물을 하는 대상과 표면적으로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부모님 등 가족, 아이 선생님, 직장동료,.. 등. 그런데 여기서 대상을 조금 구분해 봐야할 것 같은데, 크게 나누면 이렇다.
“마스크도 선물하는” 대상과 “마스크만 선물하는” 대상.
부모님은 어차피 용돈을 드리기 때문에 마스크 등을 선물로 드리는 것이고 이는 시댁, 친척 등 모두 마찬가지였다.
마스크가 메인 선물이 아니므로 받는 쪽에서도 저평가되지 않으며 나에게도 고르는 수고가 덜어진다.
반대로 마스크 ‘만’ 선물하는 대상은 누구일까?
SNS 상에 게시된 내용을 보면 직장동료, 친구들, 유치원 선생님, 경비실 등으로 지칭된다.
이들의 공통점은, “호불호가 없는 상품을 대량으로 사서 선물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금액으로 보면 최대로 잡아도 개당 5만원을 넘지 않는 선에서 나눠주려는 대상들이다.
대상 간에 선물의 차별을 두지 않기 때문에 그야말로 가성비가 중요한 시장이다.
3. 마스크/소독제가 어떤 상품을 대체하고 있을까?
앞서 선물하는 대상을 언급하면서 이미 소비자 니즈를 몇 가지 얘기했지만 요약하면 이렇다.
- 받는 사람에게 저평가 되지 않을 것
- 되도록 호불호가 적을 것
- 받는 사람이 부담스럽지 않을 것
- 유통기한이 최대한 길 것
- 최대 가격은 5만원을 넘지 않을 것
자, 이제 위의 조건을 만족하는 상품은 뭐가 있을까?
스팸, 식용유, 샴푸/린스 같은 제품들이다.
물론 이 제품들은 꼭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최근 명절 시즌에 소비가 줄고 있는 제품들이긴 한 것 같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이 시장을 대체하고 있는 것은 ‘베이커리 류’이다.
마카롱, 수제 쿠키 같은 제품들은 스팸, 식용유 등의 기존 선물세트보다 선물로서 더 유용한 측면이 있다.
우선 가볍다.
선물을 주러 들고가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가방에 쏙 들어가는 크기이기 때문에 서로 부담 없이 주고받을 수 있다.
또 한 가지는 쿠폰 거래가 가능하다.
직접 선물을 주러 가지 않아도 얼마든지 쿠폰으로 주고받는 일이 가능하기 때문에 더 많이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마스크는 이 두가지 시장에 모두 위협적이다.
위에서 열거한 5가지 조건을 만족하면서도, 베이커리의 장점인 가볍고,
쿠폰 거래 등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모든 장점을 갖는다.
그리고 게다가 이 모든 제품 중에 가장 활용도가 높은 제품이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제품이 되는 시기.
꼭 명절 선물이 아니더라도, 명절 선물로 물꼬를 튼 이상,
향후 ‘선물’로서의 거래가 더 활발해질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4. 제품을 선물할 때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소비자가 해당 제품을 선택하면서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 딱 한가지가 있다.
앞서 얘기한대로 모든 장점을 다 가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처음’이기 때문에 갖는 우려는 이런 것이다.
“추석 선물로 ‘마스크’를 선물해도 상대방이 기분 나빠 하지 않을까?”
요즘 가장 필요한 아이템이라는 것도 알겠고, 내가 받았으면 기분 좋겠다 싶지만
막상 선물하려니 선뜻 클릭 버튼을 누리는데 고민이 된다는 것이다.
나는 괜찮은데 상대방이 너무 가볍게 느껴지면 어떻하지? 하는 우려가 생기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인식은 낯설기 때문이다.
아이템 자체에 대한 불만족 등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해결될 여지가 충분하다.
5. 마스크/소독제 외에도 뜨고 있는 상품은?
마스크, 소독제 외에도 코로나로 인해 언급되는 상품을 보면, 구강청결제, 구강세정제 같은 것들도 있다.
마스크를 쓰고 다니니 ‘구강’과 관련된 아이템이 필요하다는 인식과 요구가 생겨나고 있는 것 같다.
마스크 자체가 아니라 마스크 관련 아이템도 있다.
마스크를 벗어도 목에 걸 수 있는 ‘스트랩’이라던가, 마스크 안에 덧댈 수 있는 ‘청결제’도 그렇다.
소독제는 책상용, 가정용으로 구분하고 손을 닦는 것 뿐만 아니라,
주변 제품을 소독하는 소독제와 ‘융’등에도 관심이 생긴다.
추석 선물인건지, 생일 선물인건지 헷갈릴 정도로
상품의 종류가 점점 추석스럽지 않게 변하고 있는 것 같고
그 안에 어느새 ‘코로나19’가 자리잡아 가고 있다.
너무너무 잘 읽었습니다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